아이는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습니다

오늘은 유치원 방학식이 있었습니다. 종일반이라 하원 시간은 여느 때와 동일했고, 하원 후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.

아이의 키보다 높은 철봉은 손이 닿지 않았고, 아이가 철봉을 잡기 위해 점프 몇 번 시도하다가 금방 포기할 줄 알았어요.

그런데 예상과 달랐습니다.

함께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의 친구는 아이보다 키도 더 크고 운동도 잘하는 편이었어요. 친구가 점프해서 단번에 철봉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자 우리 아이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. 본인도 하고 싶었던 모양이에요.

아이는 계속 뛰어올랐어요.

점프하고, 또 점프하고, 실패하고, 다시 점프했습니다.

한 번에 되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어요.

열댓 번쯤 도전했을까요. 마침내 두 손으로 철봉을 꽉 잡고 매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.

그것도 한 번이 아니었어요.

성공한 뒤에는 5~6번이나 연달아 매달렸습니다.

그 순간 아이가 정말 대견하다고 생각했어요. 작은 키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습니다.

하지만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.

아직 키가 작으니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, 몇 번 하다가 포기할 거라고 짐작했던 사람이 바로 저였기 때문입니다.

아이는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았는데, 저는 아이의 한계를 미리 정해버렸습니다.

생각해보니 어른들도 비슷한 것 같아요.

“나는 나이가 많아서 안 돼.”
“지금 시작하기엔 늦었어.”
“경험이 부족해.”
“돈이 없어서 못 해.”

우리는 아직 시도도 하기 전에 스스로의 한계를 만들어버립니다.

하지만 아이는 달랐어요.

안 된다는 이유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고, 실패보다 다시 뛰어오르는 행동을 선택했습니다.

저는 오늘 놀이터에서 아이의 행동으로부터 함부로 한계를 단정짓지 말라는 것을 배웠습니다.

아직 닿지 않는다고 해서 못하는 게 아니었습니다.

계속 뛰어오르는 사람은 언젠가 철봉을 잡게 됩니다.

어쩌면 우리 삶도 그렇게 계속 뛰어오르다 보면, 머지않아 닿고 싶었던 곳에 닿게 될지도 모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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